대성형과 키스를 한 그 날 밤 이후 우리 둘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다. 술이 깨면서 점차 어색해지는 분위기에 형은 다음날 스케쥴이 있다며 나의 집을 떠났다. 정말로 형은 바빴고 나도 바빴다. 형과의 개인적인 연락은 안되다시피 했다. 애초에 형은 바쁠 때 마다 핸드폰을 멀리하기도 했고, 먼저 연락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SNS로 시간의 틈이 날 때 마다 검색해서 형의 모습을 보았다. 항상 잃지 않는 밝은 웃음, 귀여운 애교나 가끔씩 흥얼거리는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저 멀리있는 형을 계속 담아두려고 챙겨 검색해보아도 자꾸만갈증이 일었다. 마치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데 목마름을 못이겨 바닷물을 마시는 느낌이었다. 주변에 물은 많지만 그 물을 마시면 더 목이 타고 괴로워하게 되는 것 처럼.

 형은 그 날 이후로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서로의 좋아하는 마음은 얼결에, 정확히 말하면 술김에 확인했다지만, 이성적인 대성형은 그것을 다음날 후회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정리하는 것일수도, 나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어 순간 불안해졌다. 

 사업차 일본에 가면서 형을 만나기로 결심했다.

 공항에 도착하고 당장 형의 매니저에게 호텔의 주소를 찍어달라고 했다. 놈은 나와 친하니까, 고분 고분 주소를 찍어줬다.

[그나저나 대성이형 요즘 뭐하고 살아]

[특별할게 있나요 맨날 연습 호텔 연습 호텔]

[그렇군]

[오늘은 한 열 시에 끝날거 같은데 형한테 미리 말해둘까요?]

[ㄴㄴ괜찮]

[키는 카운터에 맡길게요]

[오키]

 열 시 정도면 충분했다. 나의 일은 여덟 시 쯤에 끝나니까. 여덟 시 만을 기다렸고 한 삼십 분 늦게 끝나서 촉박하긴 했지만 금새 스위트룸의 형의 방에 형보다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룸서비스로 방은 깨끗이 정리되어있고 형이 여태껏 산 와인이 들어있는 상자, 각종 레고들이 한 곳에 모여있었다. 침대 맡에 앉아 곧 올 형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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